2015/04/11 22:17

멀어 좋은 가사




내 발걸음마저 너에게로 가는 길을 알어
내 이마에 땀방울이 너에게 가는 길을 알어

배가 고파서 집에서 나오는 길
늘 그렇듯 늘어선 가로등은 타오르지
마치 싸울 듯이 엉켜있는 자동차들은
다 하나같이 서로 비킬 마음은 없지
비가 좀 온 탓인지는 몰라도
내 생각보다 덥지 않아 놀랐어
모처럼 목욕한 거리 위를 걷다 보니까
가려던 거리보다 훨씬 더 갔어

아슬아슬한 신호등을 보며
얼룩말 같은 횡단보도를 건너
저녁 노을이 앉아 있는 언덕을 넘어
가다 보면 그녀의 기억들이 모여
널 바래다주느라 자주 왔던 길
널 기다리느라 시간이 남던 길
모든 게 그대로인데 어느새
우리 둘만 싹 바뀌었지 마치 남인 듯이

너의 집에 가까워졌어
너의 이름을 크게 불러봐도
너는 너무 멀어, 멀어

아무 의미 없어진 나의 산책
너가 묻은 길을 돌아보고
다시 길을 걸어, 걸어


작사: 빈지노
프라이머리,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(2012)

덧글

  • 좋은 가사 2015/04/12 01:03 # 답글

    아슬아슬한 신호등을 보며
    얼룩말 같은 횡단보도를 건너
    저녁 노을이 앉아 있는 언덕을 넘어

    횡단보도는 정말 많이 봤는데 말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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